섭식장애란 무엇인가?
섭식장애(Eating Disorders)는 비정상적인 식습관과 체중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특징인 정신질환이다. 이는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신경생물학적,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며,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 BED) 등이 있다.
섭식장애는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환자는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체계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DSM-5에 따른 섭식장애 진단 기준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는 섭식장애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주요 유형으로 분류한다.
1)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 진단 기준
A. 체중 증가에 대한 강한 두려움과 체중을 극단적으로 줄이려는 행동
-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과체중이라고 인식하고 체중 증가를 피하기 위해 극단적인 식사 제한을 함.
B. 체중과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인식
- 자신의 몸이 실제보다 훨씬 크다고 느끼거나, 체중 감량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다이어트를 시도함.
C. 심각한 체중 감소
- 연령과 신장에 비해 현저히 낮은 체중을 유지하며, 생리 불순, 저혈압, 탈수 등의 신체적 이상이 동반될 수 있음.
✅ 예시
예를 들어, 키 165cm에 40kg인 사람이 스스로 “나는 너무 뚱뚱해”라고 생각하며 하루 500kcal 이하의 음식을 섭취하고, 극단적인 운동을 지속하는 경우 신경성 식욕부진증으로 진단될 수 있다.
2)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 진단 기준
A. 반복적인 폭식 행동
- 일정 시간(예: 2시간) 동안 정상적인 식사량보다 훨씬 많은 음식을 섭취함.
- 식사 중 통제력을 잃고 과식을 멈출 수 없는 상태가 됨.
B. 보상 행동(체중 증가를 막기 위한 방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함
- 구토 유도, 이뇨제 및 설사제 남용, 극단적인 단식, 과도한 운동 등.
C. 이 행동이 최소 3개월 동안 평균 주 1회 이상 지속됨
✅ 예시
예를 들어, 밤늦게 혼자 한꺼번에 피자 한 판, 치킨,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강한 죄책감과 불안을 느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억지로 구토를 하거나 지나치게 운동을 하는 경우 신경성 폭식증에 해당할 수 있다.
3)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 BED) 진단 기준
A. 반복적인 폭식 행동이 발생함
- 단시간에 과도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지만, 구토 등의 보상 행동은 하지 않음.
B. 폭식 중 최소 3가지 이상이 해당됨
- 정상적인 속도보다 빠르게 먹음.
-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음.
- 배고프지 않은 상태에서도 음식을 섭취함.
- 혼자 있을 때 과식함(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식습관을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함).
- 폭식 후 강한 죄책감과 우울감을 느낌.
C. 이 행동이 최소 3개월 동안 평균 주 1회 이상 발생함
✅ 예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고, 이후 “왜 또 이렇게 많이 먹었지?”라며 자책하고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 폭식장애로 진단될 수 있다.
섭식장애의 원인과 최신 연구 결과
1) 심리적 요인
- 낮은 자존감과 강한 자기 비판 성향이 섭식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섭식장애에 취약할 수 있다.
2) 사회·문화적 요인
-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는 미디어(잡지, SNS, 연예인 문화 등)의 영향이 큼.
- 어릴 때부터 “살을 빼야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은 경우, 체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될 수 있음.
3) 신경생물학적 요인
-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섭식장애 환자의 도파민(Dopamine)과 세로토닌(Serotonin) 시스템이 정상인과 다르게 작동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는 식사를 제한할 때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되며, 신경성 폭식증 환자는 폭식할 때 보상 체계가 과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 예시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라는 보상을 느끼고, 폭식증 환자는 “과식을 할 때 순간적으로 행복감을 느낀다”는 뇌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섭식장애 치료 방법
1) 심리치료 적용
✔ 인지행동치료(CBT)
-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수정하여 왜곡된 신체 이미지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줌.
- 2024년 연구에서는 CBT를 받은 섭식장애 환자의 60% 이상이 장기적으로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 감정 조절을 배우고, 충동적인 행동(폭식, 구토 등)을 줄이는 데 효과적임.
- 특히 폭식장애(BED) 환자에게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2) 약물 치료 활용
✔ 항우울제(SSRI): 폭식 증상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
✔ 항정신병제(Olanzapine):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의 불안감 완화에 효과적일 수 있음.
3) 신경조절 치료(TMS, tDCS) 적용
- 연구에 따르면, 경두개 자기 자극(TMS)이 신경성 폭식증과 폭식장애 환자의 식이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이 밝혀졌다.
- 경두개 직류 전기 자극(tDCS) 또한, 충동적인 폭식 행동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섭식장애는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체계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CBT, DBT, 약물 치료, 신경조절 치료(TMS, tDCS) 등의 다양한 치료 방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회복을 위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간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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